출석요구서를 받은 J씨에게
남은 시간은 2주였다.
즉 참고인 조사 준비에
남은 시간도 2주라는 뜻이다.
동업자의 자금이 자기 계좌를 거쳐 간
그 거래 때문에 ‘참고인’으로 나오라는 통지.
J씨의 머릿속을 채운 질문은 하나였다
— “가서 뭐라고 말하지?”
그런데 그 2주를 ‘뭐라고 해명할지’
고르는 데 쓰면, 정작 가장 중요한 준비를 놓친다.
나, 이강민은
참고인으로 불려간 사람들이
같은 실수를 하는 걸 여러 번 봐 왔다.
출석 전 2주를 ‘갈까 말까’와
‘뭐라고 말할까’로 흘려보내는 것이다.
정작 그 시간에 해야 할 일은 따로 있다
“수사관이 이미 쥔 정보와
내가 쥔 정보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다.
시리즈 #1편에서 봤듯,
모든 건 그 봉투에서 시작된다.
출석요구서 한 장에는
사건의 윤곽이 듬성듬성 적혀 있을 뿐이다.
J씨가 먼저 할 일은 그 듬성한 정보를
자기 쪽 기록으로 메우는 것이다.
참고인 조사 준비를 위한 출석 전 2주는
—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준비하는’ 시간
참고인 출석요구는
임의수사(형사소송법 제221조)다.
강제로 끌고 갈 수 없고,
출석 일시도 협의해 조정할 수 있다.
그래서 2주라는 시간이 생긴다
— 시간을 벌 수 있다는 뜻이지,
무한정 미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시리즈 #1편, [참고인 출석요구서를 받았을 때]에서 봤듯
수사기관에는 증인신문 청구(제221조의2)라는 경로가 열려 있다.
그러니 이 2주는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준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정보 격차를 좁히는 세 가지
하나, 출석요구서를 정밀하게 읽는다.
죄명이 무엇인지,
누가 피의자인지,
나는 무엇에 관해 묻겠다는 것인지.
죄명 한 줄만 제대로 봐도 사건의 무게가 보인다.
듬성한 한 장이지만, 거기 적힌 단어는 전부 단서다.
둘, 담당 수사관에게 먼저 확인한다.
전화로 사건의 개요와 내 지위,
— 내가 참고인이 맞는지 — 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을 물을 것인지 대략이라도 미리 들어두면,
조사실에서 질문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묻는 건 실례가 아니라 준비다.
셋, 내 기록을 내가 먼저 타임라인으로 재구성한다.
이게 핵심이다.
J씨의 계좌를 거쳐 간 자금이라면,
그 거래의 날짜·금액·맥락을 거래내역·메신저·계약서로
J씨가 직접 시간순으로 정리한다.
수사관이 묻기 전에,
내 기록을 내가 가장 잘 아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왜 하필 타임라인인가. 수사관은 J씨의 계좌를 ‘거래의 한 점’으로 본다.
J씨가 그 점을 앞뒤 맥락이 있는
‘선’으로 재구성해 두면,
“이 돈이 왜 당신 계좌를 거쳤나”라는 질문에
막힘없이 답할 수 있다.
그 즉답 여부가,
참고인의 자리를 그대로 지킬 수 있을지를 가른다.
2주가 끝나갈 때 — 한 가지 더 봐야 할 신호
정보 격차를 좁히다 보면,
가끔 불편한 신호가 보인다.
수사관의 질문 방향이
‘사건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책임이 있는 사람’을 향하는 듯한 느낌.
참고인 형식으로 불렀더라도
실질이 피의자에 가까워지면,
보호받는 권리의 무게가 달라진다
[참고인과 피의자가 무엇이 다른지]는 따로 정리해 두었다.
그 전조를 어떻게 읽고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다음 편(J씨 #3)에서 다룬다.
J씨의 2주는 ‘갈까 말까’로 시작해
‘내 기록을 내가 가장 잘 아는 상태’로 끝났다.
출석하는 날, J씨는 빈손이 아니었다.
그리고 조사실에서 J씨는,
처음으로 그 불편한 신호와 마주하게 된다.
본 글은 [2026-06] 기준 법령·공식자료·실무상 관찰을 바탕으로 작성한 비변호사의 관찰·분석 기록입니다. 개별 사안의 구체적 대응은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거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