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씨 시리즈 #4: 경찰서가 고소장을 안 받으려 했다

[이전 글에서-고소장이 완성됐다] L씨는 그 서류를 들고 경찰서 민원실 창구 앞에 섰다.

직원이 서류를 훑어봤다. “이건 민사 사안으로 보입니다. 민사로 해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L씨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고소장 접수 거부 대응은 절차적 근거를 아는 쪽이 통과한다. 경찰의 접수 거부 패턴은 정해져 있고, 그 패턴에 대한 대응도 정해져 있다.

“민사 사안입니다”의 구조

경찰서 민원실에서 고소장 접수가 막히는 상황에는 공통 패턴이 있다.

패턴 1 — “민사 사안입니다”
투자사기·사기 피해 고소에서 가장 자주 나온다. 수사관이 아닌 민원 처리 직원이 고소장 내용을 보고 판단한다. 이 판단은 접수 거부의 법적 근거가 아니다.

패턴 2 — “증거가 부족합니다”
접수 전 증거 충분성을 요구하는 것. 증거 충분성은 수사관이 수사 중에 판단하는 사항이지, 접수 단계에서 기준이 되지 않는다.

패턴 3 — “담당 수사관이 자리를 비웠습니다”
수 지연. 당일 방문 접수가 어렵다면 등기 우편으로 전환하면 된다. 수령 확인이 곧 접수 사실의 기록이 된다.

이강민은 이 세 패턴을 같은 구조로 봤다. “경찰이 접수하지 않을 이유를 찾는 패턴이다. 접수와 수사는 다른 단계다. 형사소송법상 고소장 수리는 거부할 수 없는 의무다.”

수사준칙(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수사 절차와 고소장 접수 의무를 규정한 대통령령)은 제16조의2에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고소 또는 고발을 받은 경우 이를 수리해야 한다”고 명시한다(2023년 10월 개정 신설). 민원 담당자가 내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은 이 규정이 예정한 절차가 아니다.

창구에서 “이거 직무유기 아닙니까”라고 압박하는 것은 역효과다. 형법상 직무유기죄(제122조)는 직무를 고의로 완전히 포기해야 성립하며, 민사 사안으로 판단해 반려한 것만으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주장은 담당자에게 “법을 모르는 민원인”이라는 빌미를 줄 뿐이다. 수사준칙 제16조의2 위반에 대한 이의 제기 형식으로 담백하게 밀어붙이는 쪽이 창구의 태도를 바꾼다.

L씨가 그 자리에서 한 것

창구 앞에서 L씨가 한 것은 세 단계였다.

1단계 — 수사준칙 근거 제시
“형사소송법상 고소는 접수 의무가 있습니다. 수사준칙 제16조 확인 부탁드립니다.” 이 한 마디가 분위기를 바꿨다. 절차 근거를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순간, 압박의 방향이 역전된다.

2단계 — 접수 거부 사실 기록화 요청
“접수를 거부하시는 경우 그 이유를 문서로 받을 수 있습니까?” 문서 요청 자체가 압박이 된다. 공식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남기는 것을 꺼리는 쪽은 담당자다.

3단계 — 우편 접수 전환 선언
“그렇다면 우편으로 접수하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더 이상 다투지 않았다. 방문 접수가 막히면 등기 우편 접수로 전환하면 된다. 변호인 없이도 우편 접수는 혼자 진행할 수 있다.

이틀 후

L씨는 경찰서를 나온 날 우체국에 들렀다. 고소장과 증거 목록을 봉투에 넣고 등기로 발송했다.

이틀 후 수령 확인이 됐다. 사건번호가 배정됐다는 연락이 뒤따랐다.

이강민이 예상한 결과였다. “방문 접수를 막는 것과 우편 접수를 막는 것은 다른 문제다. 우편으로 도착한 고소장을 그냥 돌려보내기는 어렵다.”

고소장이 공식적으로 접수됐다. 다음은 L씨가 조사실로 불려가는 차례였다.

📄 고소장 접수 거부 대응 체크리스트 저장하기
⬆️ 사본만들기 클릭하고, 왼쪽에 보이는 문서탭에서 원하는 자료 선택할 것.

① 창구 거부 대응
☐ “민사 사안” 거부 시 — “수사준칙 제16조의2 확인 요청”
☐ 거부 이유 문서 요청 — “서면으로 거부 사유를 주실 수 있습니까”
☐ 담당자 이름·날짜 메모

② 우편 접수 전환
☐ 고소장 + 증거 목록 세트 봉투에 같이 넣기
☐ 수신인: XX경찰서 형사과 고소·고발 접수 담당자 귀하 (경유 지연 방지)
☐ 등기 우편 발송 (내용증명 방식 권장)
☐ 등기 수령 확인 번호 보관
☐ 수령 확인일 = 접수 사실 기록일

③ 접수 확인
☐ 사건번호 배정 여부 확인 (접수 후 2-5일 내)
☐ 담당 수사관 배정 통보 수령

[다음 편: 고소인 보충조사]에서 L씨는 조사실에 들어간다.

수사관의 성향과 사건 특성에 따라 같은 접근이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본 내용은 참고용이며 판단은 독자 본인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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